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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톤 가보니…전강옥 “제 풍선이 마들렌이었으면”

  • 날짜 2026-09-16

■ 30년간 중력에 맞서온 조각가, 더 가든·화목정원·라운지층 거닐며 작품 소개

■ “하늘나라 가는 것도 결국 여행”…풍선에 담긴 위로의 메시지


9월 14일 오후 용인 아너스톤의 야외 정원 ‘더 가든’에는 건물 정면과 조화를 이루는 기하학적 형태의 조각 두 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 열린 오프닝 리셉션에서는 용인공원그룹 김동균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조각가 전강옥과 김리아갤러리 김세정 대표의 아트 토크가 진행됐고, 이후 전강옥 작가가 직접 더 가든과 화목정원을 거닐며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너스톤은 이날 특별전 ‘UP ABOVE 기억의 풍경’의 막을 올렸다.


전강옥은 30여 년간 ‘중력’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붙들어온 조각가다. 풍선을 매개로 무거운 존재를 공중에 띄우는 작업을 이어온 그는 프랑스 파리 I 판테온-소르본 대학에서 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30여 년 전 프랑스에서 미술박사 받을 때 주제가 중력이었어요. 그 이후 줄곧 중력에 관계된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 이 힘에 저항하며 공중에 무엇인가를 띄우는 것은 시각적으로도 흥미롭지만 철학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거나 자기 자신을 극복한다는 초월적 의미를 가져요”라고 말했다. 물성과 중력을 소재로 한 이 같은 작업은 국내외 설치미술에서도 꾸준히 다뤄지는 주제로 꼽힌다.


더 가든을 지나 화목정원으로 향하는 길목, 나무 사이사이에는 사람이 풍선을 들고 날아가는 형상의 조각이 놓여 있었다. 최근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비상’이라는 주제에 대해 전강옥은 “우리가 새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 때문이죠. 비상은 자유, 여행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인간은 자유를 동경하는 존재예요. 그래서 플라톤은 인간을 날개 없는 새라고 불렀지요. 저의 풍선 작품은 자유와 비상을 동경하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삶은 여행과 같습니다. 하늘나라로 가는 것은 삶보다도 더 긴 여행입니다”라며 “훌훌 삶의 짐을 벗어 버리고 자유롭게 무한한 공간과 시간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너스톤과 제 작품이 잘 어울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이번 전시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라운지층으로 자리를 옮기면 같은 형상의 조각이 크기를 달리해 세 점 나란히 놓여 있었다. 같은 작품이지만 크기와 공간, 주변 환경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경험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정해진 관람 동선 대신 거닐다 자연스럽게 작품과 마주치도록 하는 이 같은 연출은 최근 미술관 밖 전시에서도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전강옥은 추모 공간에서 전시를 열게 된 소감도 전했다. “유럽 성당에는 왕이나 신부님들의 묘가 있고 이 묘를 장식하기 위한 기념 조각이 매우 발달해 있어요. … 조각가인 제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기념 조각의 흐름이 이제 완전히 현대 조각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고, 아너스톤에서 제가 조각을 전시한다는 것은 이런 흐름에서 볼 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기억의 풍경’에 대해 그는 “저는 제 풍선이 사람들에게 유년의 소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달콤한 마들렌 같았으면 합니다”라며 “풍선은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나의 가장 소중했던 사람들, 특히 부모님이나 가족과 연관된 것이 많습니다. … 그리고 그 기억들은 거의 대부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의 기억들이거든요”라고 말했다.


특별전 ‘UP ABOVE 기억의 풍경’은 9월 14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아너스톤 더 가든, 화목정원, 라운지층에서 열리며, 방문객과 유가족 누구나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출처 :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609161417003